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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02 "달콤한 나의 도시" 中...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피가 거꾸로 치솟지도, 가슴이 두근거리지도, 심장이 벌렁거리지도 않는다. 배신감도, 질투도, 자기 연민도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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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한한 고민에 휩싸였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도 나를 사랑했다. 틀림없이,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지?
혹시, 내 피가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건가? 앞으로 이렇게 점점 더 차가워져갈 일만 남은 건가? 더럭 겁이 났다. 이러다가 곧, 냉동칸의 동태처럼 꽁꽁 얼어붙은 채 늙어갈지도 모른다. 영원히 무감동한 인간으로 말이다. [...] 흐리멍덩한 동태 눈깔 같을 내 미래 때문에 콧등이 시큰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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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마녀가 되어 죽어갈 염려는 없다고 생각하니 어쨌든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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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않을 때, 아무도 알지 못할 때, 눈물 없이도 메마른 가슴으로 통곡한다. 그것이 이 도시의 비밀스런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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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르는 일마다 하나하나 의미를 붙이고, 자책감에 부르르 몸을 떨고, 실수였다며 깊이 반성하고, 자기발전의 주춧돌로 삼고. 그런 것들이 성숙한 인간의 태도라면, 미안하지만, 어른 따위는 영원히 되고 싶지 않다. 성년의 날을 통과했다고 해서 꼭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나는 차라리 미성년으로 남고 싶다. 책임과 의모, 그런 둔중한 무게의 단어들로부터 슬쩍 비껴나 있는 커다란 아이, 자발적 미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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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들이 작업을 걸어오는 방식은 몹시 비슷하고 또 진부했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유치해서 차마 내보내지 못할 것 같은 전형적인 방법이 현실에서는 아직도 횡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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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유혹하려는 뜻은 아니었다. 그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의도도 없었다. 다만 나라는 여자의 매력이 그에게 아직도 유효한지를, 이렇듯 소심하게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의 몸이 조금 고통스럽기를 바랐다면 나는 나쁜 여자일까, 불쌍한 여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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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과잉의 도시다. [...] 의도된 냉정들과 과장된 친절들. 모든 것이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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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의 소망은, 나의 구름무늬 파자마를 입고, 나의 폭신한 침대에서, 나의 사지를 편안히 벌린 채 푹 잠들고 싶은 것뿐이다. 일인칭 소유격이 네 번 반복되는, 객관적으로 보아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그 희망사항이 때에 따라선 참으로 사치스러운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절감한다. [...] 조금 전 사랑을 고백한 남자에게 "얼른 일어나서 나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돌려주는 게 어때?"라고 정중히 제안한다면 본의와는 달리 이중적인 여자로 취급당하기 십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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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에 대해서도 먼 훗날 돌아보면 풋, 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넘어지지 않기 위해, 부서져 산산조각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두리번거리며 나아가야 한다. 박살나지 않기. 새해 목표치고는 조금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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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다'는 말이 반드시 생물학적 연령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말 속에는 섬세하고 복잡한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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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 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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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남자와 같이 할 만한 일은 별로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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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자연스럽게 피해의식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 거다. 이럴 때 내가 뼛속가지 한국 여자로 사회화되었다는 자각이 들어 섬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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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지는 않다고, 간신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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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솔직히 무서웠어. 그 사람 페이스 따라서 나도 맹목적으로 푹 빠졌다가, 옛날처럼 또 뒤통수 맞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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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스러움'의 기준, '서른두 살적인 사고방식'의 기준은 대체 누가 정하는데? 한 개인이 일상의 지층을 뒤흔드는 커다란 사건에 처했을 때에 그런 소속 집단에 대한 선입견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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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사는 것은, 오로지 나뿐인가.
[...]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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