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에 해당되는 글 71

  1. 2012/02/07 20120206 포기
  2. 2012/01/30 20120130 논문 끝!
  3. 2012/01/29 20120128
  4. 2012/01/26 20120126 근황
  5. 2012/01/20 20120119 울진 왕복기
  6. 2012/01/17 20120117 인수인계 및 차후 논문 계획 (4)
  7. 2012/01/04 20120103 표절과 청소 (2)

20120206 포기

콩깍지가 씌였나보다. 단단히.
주위에서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나쁜 사람이라고 말해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뼈 속까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나 할까.
사실 모든 정황으로 봤을 때 그이는 못된 사람이다.
마리가 지나가는 말로 "거절할 용기는 있어야지. 그게 뭐야. 싸가지 없게"라 했을 때 절감했다.
그래, 앞에 대놓고 거절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예의는 있어야지.
이별을 할 때 문자로 하는 것만큼 찌질한 것이 없듯이
고백을 거절할 때 역시 면전에 대놓고 해야하는 것이다.
귀를 틀어막고 도망을 치는 건 비겁하고 못된 짓이다.
아니, 상대방의 입에서 고백의 말이 나오지 못하도록 원천봉쇄를 하는 것은 정말 악질 중의 악질이다.
나랑 너무나 친해서 그 관계를 망치지 않으려고 도망치는 경우도 아닌데,
난 내 마음을 전달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된 듯 싶다.
뭐, 사실 내가 내 입으로 고백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았으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굳이 '고백'이라는 형식을 취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눈치를 챘으면 된 것이지만,
그래도 고백과 동시에 나름의 종지부를 찍으려했던 내 마음은 결국 closure를 얻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그것도 다 내 복인 것이니 어쩔 수 없겠지.

다들 내가 (언젠가는) 좋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 말해준다.
그런데 난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도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한다.

절망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 마음을 쉽사리 놓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놓아야할 것 같다.
아닌거다.
인연이 아닌거다.

날 놓친 넌 훗날 무지 후회를 하겠지만,
그것도 다 네 복일테니
알아서 감당해라.

난 이로써 널 버리겠다.

-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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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논문 끝!

끝!끝!끝!끝!끝!

내일 PDF파일로 등록하고
금요일날 중앙도서관에 제출만 하면 정말 손을 턴다.

그런데 왜 아무렇지도 않을까.

정말 신기할만큼 아무런 감정이 없다.
심지어 학기말레포트가 끝나도 이것보다는 더 감회가 깊었는데.

앞으로 해야할 것들이 더 많아서일까.
아니면 아직도 업무를 파악하지 못해서 어리버리 까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불쾌감때문일까.
 
일단은, 앞으로는 무리하지 말고 하루에 두시간씩만 공부하기로 하자.
꾸준히.
물론 2월달에는 개인프로젝트부터 수행하고, 3월달부터 시작이다.

끝이 있으니 이제 새로운 시작도 있는 거겠지. 

-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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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8

하루종일 그 사람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만나면 말을 건다거나 뭘 할 것도 아니지만
우연히라도 지나치거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책상에 놓인 저 컵처럼,
혹은 침대에 놓인 인형처럼
한 자리에 계속 있는다면 그저 바라볼 수 있을텐데.

그렇게 된다면 간절함이 덜해져서 상태가 나아질 수도 있을텐데.

- 미니 ^-^☆

P.S. 1: 올 겨울 세번째 목도리를 짰다.
P.S. 2: 내일은 집을 구하러 돌아다닐 예정이다.
P.S. 3: 벌써 월요일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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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근황

누가 내 근황을 굳이 궁금해하겠느냐마는, 글은 읽는 사람에게 중요한 만큼 쓰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는 것이기에 몇 글자 끄적여본다.
아름다운 설연휴를 보내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연휴가 왜 아름다웠냐고?
자고 먹고 싸고 자고 먹고 싸고 자고 먹고 싸고 패턴 무한루프의 생활화랄까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간간히 동생과 엄마와 고스톱을 치긴 했지만, 연휴 동안 통틀어 2만원을 잃었으니 그건 굳이 '잘 쉬었다'라고 표현하긴 힘들테고.
어찌되었건 잘 놀았다.
그리고 새해 첫 날에는 정하지 못했던 새해 목표를 세웠기에 묵은 짐을 내려놓은 듯 마음도 가뿐하다.
올해는 꾸준히 운동을 할 것이다.
다만, 아직 무슨 운동을 할지 정하지 못한 게 문제다.
예전에 잠시 배웠던 살사를 할까, 아니면 작년에 갑작스런 폐강때문에 아쉽게 그만두어야했던 필라테스를 다시 할까.
살사의 장점이라면, 일단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밌고, 즐겁기도 하다.
'운동'했다기 보다는 그냥 '놀았다'라는 느낌이 강하달까?
춤은 사교적인 활동에 속하기 때문에 어디 가서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 장점들은 또한 단점이 되기도 한다.
동호회활동을 하고 누군가와 함께 해야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비록 히키코모리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은 나에게 꽤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끔 한다.
한편으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관계란 족쇄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언제나 갈등도 있는 법. 말이 돌기도 하고, 꽤나 귀찮은 일이 될수도 있다.
반면 필라테스는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거다.
그래서 집에서 심심할 때 복습할 수도 있다.
살사처럼 동적이진 않지만 에너지 소모가 꽤 많이 되기 때문에 운동이 확실히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학원에서 듣는 필라테스 강좌는 살사보다는 비쌀뿐더러 '혼자서' 해야하는 운동이 가진 단점도 안고 있다.
혼자서 하는 것은 지루하다.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없다.
이것이 살사에 비해 필라테스의 큰 단점이다.
사실 어찌보면 정반대의 극에 있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건데, 똑같은 지점에서 장/단이 갈린다.
혼자하는 것과 함께 하는 것. 둘다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조교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아직 감이 잘 잡히지 않아 어리버리하게 닥친 일들만 해치우고 있다.
마치 게임에서 테스크를 완료해야하는 기분이다.
오늘은 심지어 사무실 문까지 나를 거부했다.
밖에서 잠그려는데 잠기지 않는 것이다!
고것이 나를 일부러 물먹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나의 피해망상일테지만.
심지어 같이 일하는 오빠는 일생각 좀 그만 하라며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툭툭 친다.
멍때리면서 내가 잊고 있는 일은 없나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저녁에 집에 가서도 핸드폰으로 메일 온 것이 없나 확인하고 앉았다.
곧 지나면 이러지도 않겠지.
몇 번 덜렁거리다보면 어느 정도 자포자기하고 설렁설렁 해야하는 만큼만 하겠지.
그러나 그때까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주어진 일을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공허감은 무엇으로 채워야할지 모르겠다.
업무가 끝나고 나면 난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허무해진다.
책을 한 페이지라도 읽거나 조용히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문득 대학원을 다니면서 단 30분만이라도 자리에 앉아 공부랍시고 책을 뒤적거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이제는 저녁 6시까지 일을 하고 그 이후에나 공부를 할 수 있겠지.
아, 일단 2월달에는 개인프로젝트를 수행해야겠구나.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추후에 상세히, 구구절절이 썰을 풀기로 한다. 일단은 비밀.ㅋ]


마지막으로, 내 논문에 대하여.
이게 내 석사논문에 대한 마지막 감상이 되길 바라며.

막바지다.
거의 다 왔다.
고지가 머지 않았다.
조금만 수정하면 된다.
어차피 이걸 '불후의 명작'따위로 생각한 적 없고,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정도로만, 언젠가는 갈아치워버릴 등불정도로만 생각했으니 큰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
쓰는 내내 주제때문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를 했고,
이제부터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지, 어떤 길로 나가야할지 가닥을 잡았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충분하다.
그걸로 만족한다.
글을 읽을 사람보다는 글을 쓰는 나를 위한 훈련이었으니.
잘했어 미니.

이제 쉬었으니 다시 작업에 착수해볼까?

-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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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울진 왕복기

명예교수님 한 분께서 상을 당하셔서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경북 울진에 가게 되었다.
어디 붙어있는 동네인지도 모르고 누가 가자길래 그냥 콜했는데
그곳이 그렇게도 먼 곳일 줄이야.
내가 운전을 해서 가야했기 때문에 길을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했는데 오.마.이.갓.
편도 5시간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일단 가겠다고 말을 내뱉었으니 여자 자존심에 철회할 수는 없는 노릇.
아침 일곱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명색이 문상을 가는 건데  현재의 폭탄 맞은 헤어스타일로는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머리를 고데기로 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6시 50분.
부랴부랴 서둘러 차를 몰고 만나기로 약속되어있던 장소로 출발했다.
그리고 7시 15분에 본격적으로 울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경로는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동해고속도로 → 7번 국도.
울진을 직선거리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강릉까지 쭉 가서 직각으로 꺾는 우회로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길은 정말 멀었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비가 오고, 강원도 어딘가에서는 눈까지 왔다.
가시거리가 10m도 되지 않는 듯 했다.
길에 차가 별로 없어 다행이었지만.
4시간 40분을 달려서 12시가 조금 되지 않아 울진의료원에 도착했다.
그나마도 거기가 국도와 바로 붙어있어 길을 찾느라 헤매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어쨌든 잘 도착했고, 조문을 하고 한시간 가량 앉아있다가 나왔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도 썩 좋지만은 않았다. 비와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왔으니.
비와 눈을 뚫고 차를 달리는 건 매우 피곤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매울 졸렸음에도 불구하고 조느라 사고가 날 뻔하진 않았다는 사실.
원래 라디오를 안 듣는데, 옆에 계신 분 덕에 간간히 라디오도 틀어놓기도 하고, 또 옆에 누가 있으니까 간간히 말도 건네야 하고, 은근 신경이 쓰인 덕분에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매우 낮았던 것 같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심심하니까, 가는 길에 서울에서 울진까지 갈 수 있는 다른 루트를 검색해보기도 했는데,
울진은 어떤 경로를 선택해도 4시간 이상이 나오는 마의 지역이었다. 쿨럭; 그런 곳을 운전해서 가게 될 줄이야. ㅎㄷㄷ

올라오는 길 중간에 옥계 휴게소에서 잠시 멈춰섰는데, 날씨가 별로여서 그렇지, 맑았다면 무지 좋았을 것 같았다.

 
보이는가, 저 동해가?
날씨 좋은 날 애인과 함께 온다면 (길고 험난한 도로를 주행하고 나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도 생각보다 그닥 많지 않고.

서울 도착 예상시간은 18시~19시였다.
그러나 울진에서 다른 선생님들이 오신 것을 보고 인사를 드린 것이 화근이었는지,
옥계 휴게소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잠시 경치를 구경하며 잠시 쉬러오신 선생님들과 같은 시간대에 들르게 되어 마주친 인연 덕인지, 선생님들께서는 우리에게 미사리에서 함께 저녁을 먹자고 제안하셨고, 이를 거절하지 못한 우리는 결국 미사리에 있는 "전주장작불곰탕"집에 가게 되었다.
거기 도착 시간이 18시 경.
운전을 해야해서 소주 한 잔도 못하고 나온 것이 아쉬웠지만 곰탕은 맛있었다.
거기서 서울까지 들어오는 것이 또한 일이었으나, 거북이 걷는 속도로 막히던 올림픽대로에서 국립현충원쪽에서 빠져나와 돌아서 집까지 돌아오는 기지를 발휘하여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짜증도 별로 안났고. 에헤헤^^

집에 돌아오고 나니 온 몸에 기력이 빠지며 피곤했지만, 다시 나가서 깽양을 만나 두시간 가량 신나게 수다를 떨고 들어온 것을 보아하니 전반적으로는 다소 즐거웠던(?)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난, 좋았다.
[어제 밤에 만난 깽양에게 저 말을 했더니 날 잡아먹을 듯이 굴더만... ]

-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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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7 인수인계 및 차후 논문 계획


오늘 처음으로 인수인계를 받았다.
전임자가 매우 꼼꼼하고 상세하게 메뉴얼을 작성하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어져 수월한 편이었지만 일종의 불안감이 엄습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냥 앉아서 설명을 듣고 메뉴얼을 읽으면 다 이해가 되지만 직접 일을 하면 또 다르리라.
그래서 후덜덜이다.
덜컥 겁부터 난다.
내가 이걸 어떻게 다 처리하지?
일은 왜 이리 많은거지?
Weiß ich denn überhaupt, worauf ich mich eingelassen habe?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맡겠다고 한거지?
으앙앙앙.
아마 일을 시작하고는 한참동안 멍 때리고 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일이 익숙해지겠지만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무섭다.
그러나 정확히,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지를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냥 막연하게,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공포라고나 할까.
내가 맡아서 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인 것 같고.
내일도 인수인계는 계속 되니 두고볼 일이다.
어쨌든 겁나는 건 어쩔 수 없음.
난 겁쟁이임.


인수인계를 마치고 오랜만에 연구실 자리에 앉아 논문을 다시 봤다.
아니, 다시 봤다기 보다는 서론의 1.2를 삭제하고 새로 쓰려고 앉았는데
도저히 써지지가 않는다. 글이 아닌 한숨만 나온다.
아아...두 달 전의 악몽이 떠오른다.
손 끝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던 그 지옥같은 시간들.
아마도 근 한달동안 논문을 쳐다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앉아서 뼈대만 겨우 한페이지 끄적였다.
이제부턴 낮에는 논문에 손을 댈 시간도 전혀 없을텐데...걱정이다.
2월 3일까지는 제본까지 다 해서 제출해야하는데, 그 안에 수정을 다 하고 초록이랑 참고문헌까지 어느 세월에 다 작성한단 말이냐. 에효.
이럴때면 주위에서 진작 해놓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게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막판에 몰아쳐서 하는 성격임을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걸 어쩐단 말이냐.
일단 계획은 짜기 시작했다.
설연휴 전까지는 서론 부분을 뜯어고치고, 연휴 동안에는 본론에서 지적된 부분들을 수정 및 보완할 계획이다.
그러면 일차적으로 지도교수한테 검토를 받을 상황은 되겠지.
그리고 마지막 주에 국문초록과 독문초록을 작성하고 제본 맡기기 이틀 전에 참고문헌목록 작성.
이게 내 계획이다.
2월 3일이 금요일이니 그 주 월요일날 제본을 맡기면 4일정도 걸린다고 했으니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빠듯하게 일정을 짜놓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왜일까.
이 일정대로 소화해낼 수 있겠지?
해야지.


- 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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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3 표절과 청소

서로 전혀 무관한 두 단어를 제목으로 설정한 이유는
오늘 하루를 압축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표절.
요즘 계속 조교로 일하던 수업의 기말서평을 첨삭하고 있다.
하루에 15~20개씩 평가하고 있는데...
어제까지는 그냥 읽으면서 코멘트를 달며 점수를 매겼다.
오늘은...이상하게...표절이 의심되는 글을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학부생이 플라톤의 "국가", "향연", "파이드로스" 등등 거의 모든 텍스트와 들뢰즈/가타리의 "천개의 고원"까지 섭렵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정말 직접 읽었다는 최소한 각주처리를 했어야할텐데, 각주 또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표절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출처를 찾지 못했다.
괜히 똑똑한 학생을 의심해버리는 치졸한 조교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찝찝하던 찰나,
COPYLESS라는 표절검색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돌려봤더니, 한 책에서 일부분 베껴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내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쾌감과 표절한 학생에 대한 배신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 다음 서평 역시 이상하다 싶어 프로그램에 돌려봤더니...더 가관이었다.
해피캠퍼스에 미리보기로 나온 단락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그렇다고 그 페이퍼 전체를 사서 제출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냥 그 단락만 끼어 넣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평의 절반 이상이 특정 학회지 논문 한편을 짜집기한 것에 불과했다.
괘씸하다. 

표절을 하는 이유에는 뭐가 있을까.
페이퍼를 쓰는 시간이 아까워서?
글을 쓰는 게 힘들어서?
뭘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아무 생각이 없어서?
나 역시 학부시절 표절을 생각치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대학원 수업 기말레포트를 제출할 때에도 그냥 어디서 대충 배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표절하는 학생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이유는 단순하다. 레포트 주제에 대해 생각하기 싫고 글을 쓰는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한장을 쓰더라도 글에 투자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뿐만 아니라 내 머리 속에서 계속 생각을 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귀찮고, 싫고, 힘든 일이라는 건 십분 이해하겠는데...
4장짜리 서평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게 귀찮고 투자하는 시간이 아까우면
그냥 쓰지 않으면 될 것 아닌가.
그리고 학점으로 책임을 지면 되지.
생각은 하기 싫고, 글을 쓰기도 귀찮은 아이들이 꼼수를 부리며 학점 따기에 급급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안좋다.  


표절하지 말자. 표절하지 마라.
원작자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떠나서  나 자신에 대한 예의도 아니거니와 한심하기 그지없는 짓이다.
표절에 들이는 시간은 글을 직접 쓸 때의 시간보다 훨씬 덜 들겠지만,
그만큼 낭비하는 시간도 없다.
표절할 때는 시간이 안 들어갈 것 같나?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문장을 바꾸는 작업은, 그냥 쉬울 것 같나?
그딴 식으로 잔머리 쓸 시간에 차라리 자기만의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제발, 표절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싶다.

두번째: 청소.
드.디.어. 방을 청소했다.
청소를 한지 거의 반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쓰레기가 몇봉투나 나왔는지....생각만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난 그런 인간인가보다.
그때 그때 제깍제깍 물건을 정리하고 치우는 게 귀찮다.
몇년동안 고치려 해봐도 안되는 게 있나보다.
방의 상태에 비해 신기하게도 벌레는 단 한 번도 꼬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도 좀 의아한데,
내 방보다 훨씬 깨끗한 친구의 방에서 심각하게 냄새가 나는 것도 경험해봤고, 계속 초파리가 날아다니는 것고 목격한지라...
방바닥에 쓰레기가 넘쳐나도 그 이상의 재앙이 닥쳐오지 않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오늘처럼 몇시간 고생해서 한방에 깔끔하게 치우는 것도 나름 재밌다. (나에게만 적용되는 말일지도..)
그동안 친구들이 놀러온다고 해도 방이 너무 더러워서 말렸는데,
이젠 다시 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쁘다.
물론, 아직 빨래를 못돌렸고, 냉장고 청소가 남긴했지만, 그래도 깨끗해진 내 방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아, 침대보도 갈아야지.)

그러나 청소의 정점은 바로 화장실이다.
난 화장실청소가 재밌다.
신나게 물을 뿌려대서일까, 아니면 더러워진 거울과 타일을 닦으며 깨끗해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일까.
화장실청소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대야에 물을 받아 락스를 풀고 스폰지로 쓱싹쓱싹 세면대와 거울을 닦을 때면 팔이 떨어질 것처럼 아파도 즐겁다.
그리고 난 평소에 비위가 그렇게 센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변기를 닦는다거나 하수구를 뜯어 머리카락에 일체가 된 정체불명의 점액질을 건져내는 것 따위에 물러서지 않는다.
그냥 재밌고 신기할 따름?
무엇보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이것들이 어차피 다 내 몸에서 나온 것이란 생각을 하면 그렇게 더럽게만 느껴지지 않는 건...
나만 그런 것인가?
하수구에 가득찬 머리카락들은 언젠가 내 머리에 붙어있는 것이었을테고, 정체불명의 점액질 역시 비누와 결합된 각질, 즉 한때는 나의 표피였던 것들일텐데, 내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형태가 변했다고 손조차 대기 싫다는 건 내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이 점에서 많이 이상한 걸 수도 있다.)
덕분에 하수구 한 번 막힌 적 없이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 그리고 요즘들어 알게 된 것인데, 화장실청소용 세제보다는 설거지할 때 쓰는 주방용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일단, 화장실청소용 세제는 너무 독하다. 제아무리 사과향이니, 시트러스향이니 해도 독한 락스냄새를 경미하게 덮을 뿐, 코를 자극하고 두통을 유발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주방용 세제는 괜찮다.
게다가 욕실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식기와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주방용 세제는 기름기를 없애는데 탁월하다. 욕실을 더럽히는 주범이 바로 비누와 결합된 '때'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만한 세제가 없는 것이다.

간단하게 내 화장실 청소법을 적어보겠다.
일단, 민소매옷과 (최대한) 짧은 바지를 입는다. 
고무장갑을 낀다.
대야에 물을 담고 락스를 푼다.
스폰지에 물과 세제를 묻힌다.
스폰지로 닦는다.
물기가 부족하면 대야에 담긴 락스물로 보충한다. (그냥 한번 담갔다 뺀다.)
그런식으로 거울, 샤워기, 새면대, 벽 등등을 닦는다. 변기 윗부분도 닦는다.
그리고 변기솔에 세제를 묻힌다. (여기서는 화장실용 세제를 따로 써도 될 것 같다.)
변기의 바깥 부분을 닦는다.
그 다음, 변기 안에 락스물을 휘~ 둘러 붓는다.
닦는다.
개인적으로 화장실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이 변기 안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으로 닦는다.
여기까지 했으면 샤워기로 닦은 곳들을 다 헹군다.
그럼 바닥에 물기가 흥건할 것이다.
바닥에 세제를 뿌린다. (많이 말고 조금만 뿌려도 된다.)
대야의 락스물을 변기솔에 뿌려 닦고 그냥 물로 헹군 후에 바닦을 닦는다.
하수구를 개봉하고 닦는다. 이 때는 칫솔에 세제를, 마치 치약 짜듯이 묻혀서 닦는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바닥에 물을 뿌리며 헹군다.
이 때 샤워기가 닿지 않는 부분은 대야의 락스물을 뿌리면 된다.
그럼 끝!

하아.
새벽에 일기를 쓰니 별소리를 다 하게 되는군.
어쨌든, 오늘의 교훈은 첫째 '표절하지 말자 '와 둘째 '청소를 하고 살자'다.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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