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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6/25 각색

버자이너 모놀로그 Vagina Monologue


버자이너 모놀로그/Vagina Monologue
원작 : 이브 앤슬러 Eve Ensler
연출 
: 이유리
기획 : 이지나 

출연 : 김여진/정애연(더블캐스팅), 정영주, 이지하
관람일자 : 2011년 12월 27일 화요일 16시
공연장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공연시간 : 110분



이브 앤슬러의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꼭 여성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지나가다 이 연극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무대에 오른지 어언 10주년을 맞이했다.
사실 대학교 1학년 꼬꼬마일때부터 보고싶었던 극인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논문스트레스로 인한 무뇌상태에서의 지름신 강림덕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할까나...
연출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이유리연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쩝; 죄송합니다....
기획은 이지나님께서 맡으셨는데, 내가 알기로는 "버자이너 모놀로그" 국내 초연 때 연출을 맡으셨던 분이다. 이후로도 꾸준히 이 연극 연출을 맡으셨는데 이제 바통을 넘긴 듯싶다.
(사실 이지나 연출을 좋아하는 편이다. 2005년 예술의 전당에서 했던 "클로저" 국내 초연도 이지나 연출이었고, 연극에 대한 안목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용기와 티켓파워가 갖춰진 분이라 생각한다.)
원작이 어떠한지, 그래서 이번 공연은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변형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냥 그 공연자체에 대한 인상과 느낌을 말하고자 한다.

일단 무대에 대해 말해보자.
토크쇼를 보는 것 같다.
오른편에는 1인용 소파 하나, 왼편에는 2인용 소파 하나.
딱 토크쇼 호스트와 게스트를 위한 자리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뒤쪽의 커튼이었다.
뒤에는 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커튼으로 되어 있어, 때에 따라 커튼이 열리기도, 닫히기도 하면서, 커튼에 어떤 조명을 비추느냐에 따라 반사되는 빛때문에 분위기까지 확확 바뀌었다.
그리고 그 커튼 뒤에는 피아노 연주하시는 분까지 와계셨다.
그러니 녹음된 음향을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며, 배우들과 음악의 호흡이 찰떡궁합이기도 했다.
무대가 조잡한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줘서 좋았다.

다음은 배우들.
내가 본 공연은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캐스팅이었다.
감히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할 수 있겠냐마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김여진님은 극 전체의 사회를 맡는 역할이었는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진행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현재 임신 6개월차라고 하시는데, 연극 초반에 나와 이 연극을 하는 것이 태교에 과연 좋은 것인가를 고민하셨다며 무대에 선 배우 김여진과 인간 김여진을 넘나들며 연기를 하셨다.
토크쇼를 연상시키는 형식인만큼, 여배우 3명이 이야기를 할 때엔 그것이 짜여진 각본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냥 수다를 떠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 단순히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이 아니라, 정말 '생활'권에 들어온 것 같았으니..
정영주님은 뮤지컬배우시라는데, 뮤지컬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이라...
극에서 톡톡 튀면서 시원시원하게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하는 역할을 맡으셨다.
그 포스와 아우라는 정말이지 무대 전체를 휘어잡을만했고, 특히나 신음소리를 교습시키는 대목에서는 엄청난 내공을 선보이셨다. 실제 성격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무대 위의 모습이 실제 성격과 직결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이지하님은 처음에는 굉장히 부끄럼을 많이 타는 역할이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호감이 갔다.
연극배우 출신이셔서 그런지 발성이...!!!!
매우 여린 외모와는 달리 목소리의 울림이 매우 깊다.
정말 소리가 공연장 전체를 울리게 만든다.
이건 단지 목소리가 좋다거나 소리의 크기가 큰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분이셨다.

"버자이너 모놀로그". 우리말로 "보지의 독백".
지금 고백하건대, 부끄럽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난 "보지"가 무슨 뜻인지 잘 몰랐었다.
그러다 보지가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말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그 단어가 비속어라고 생각을 했고, 욕인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극 초반에 김여진님께서 친절히 설명을 해주신다.
보지의 사전적 의미를.
그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보지'는 비속한 표현이 아니다.
단, 최근들어 음지에서 계속 사용되기 때문에 점차 비속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을 뿐이다.
이런 설명이 극의 초반부터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이 연극이 얼마나 '셀' 지를 예고한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리 그려놓은 보지에 옷을 입히는 것이다.
판넬에 그려진 보지가 있는데 (사진처럼 적나라한 것 말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쁘게, 왕관까지 쓴 모습이다.) 거기에 정영주님께서 직접 옷이나 장신구를 그려넣으신다.
이건 관객이 참여해야 하는데, 내가 봤던 공연에는 누가 피어싱을 주문해서 다이아몬드 피어싱을 해주었다. 스카프도 두르고. 다른 공연에서는 용문신을 주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큭큭.
이렇게 '보지'라는 단어와 성기 자체에 대한 거리를 좁혀간 후에 본격적으로 여성들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극의 구성은 단순하다.
원작자인 이브 앤슬러가 수많은 여성들을 인터뷰해서 만든 작품인 만큼,
다양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기본적으로는 토크쇼로 진행되다가 중간중간에 각 배우들이 독백체로 특정 상황에 놓인 여성을 연기한다. 그 폭은 젊은 미혼 여성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남자친구와 행복한 성생활을 즐기며 자신의 보지를 긍정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부터
어렸을 적 아버지의 친구한테 성폭행을 당할뻔했던 아이의 성장기까지.
각 배우들은 맡은 각 역할들을 충실히 이행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지하님의 눈물 연기.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부정하는 여성의 내면에 숨겨진 두려움을 나타내셨다.
처음에는 웃긴다. 자위나 오르가즘을 공공연하게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저속하다 욕하며 내숭을 떠는 모습은 정말 가볍고 재미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자신이 불감증일까봐 두려워하며 눈물을 떨구는 모습은 진정 보는 이로 하여금 울컥하게 만든다. 그 변화는 한순간에 일어난다. 그러나 이배우님께서는 너무나도 훌륭하신 분이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감정의 180도 변화를 매우 자연스럽게 연기하신다. 짝짝짝.

그렇다고 섹스나 보지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폭력 역시 중요한 점으로 언급된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 역시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문제는...나에게 너무..익숙한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새로울' 것들이 없다.
이렇듯 어찌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데 문제인데도 관객 입장에서는 계속 보게된다.
그 이유는 아마 '표현'이 잘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다 아는 내용인데도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몰입이 된다.
그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 정말 개인적으로는 위안부문제를 언급할 때 지나치게 비장미를 뽐내려하는 모습이 다소 불편했지만, 소재의 무게가 있는 만큼 그냥 넘길 수 있을 정도라고 해두자.)

전반적으로 한 번쯤은 꼭 봐야할 연극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이성애자 연인들에게 강추한다.
같이 보러 가기에 거시기한가?
그래도 강추한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가서 본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제 2의 성인 여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왜...남자들 자위하는 건 영화와 같은 매체에서 가볍게 다뤄지는 반면 여성의 자위는 그렇지 않은지, 여성의 성기라는 것이 단순히 섹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함의가 있을 수 있는지를 한 번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난 공연을 보는 내내 즐거웠다.
(특히 배우들의 입을 통해 보지가 말하는 것을 전해들었을 때.)

하여간, 1월 29일까지 상연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보러가시길!!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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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아...정말 애증의 연극, 애증의 각색.

막상 작업 시작하면 은근히 빨리 진행되는 작업이긴하지만, 처음으로 누군가와 공동으로 작업을 하니
이거 어떻게 해야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걱정이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작품까지 갑자기 바뀌니 이 막막함을 어찌 글로 옮기리오.
게다가 원서가 학교 도서관에 없다는 건 좀 충격적.
원서가 80년대 판이고 번역본이 60년대 반이어서 다시 편집하느라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린 적은 있었지만 (2006년 연극 "노부인의 방문" 사족을 붙히자면: "노부인의 방문"이라는 작품이, 가히 뒤렌마트의 대표작이라고까지할 수 있을만한 작품이 절판이 되었다는 건 어찌보면 좀 부끄러운 현실이다.)

하여간에, 이번 연극,
처음부터 뭔가 꼬인다 싶더니 이건 뭐...
게다가 번역본가지 학교 서점에 없어서 주문했더니 내일모레 저녁에나 다시 와보란다.
아- 이거 대체 뭐야...
대중소설이나 칙릿, 베스트셀러들은 쫘악- 깔아놓으면서 세계문학전집들은 잘 보이지도 않게 밑에다가 깔아놓고...이거 대학교 서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거야? 수학 정석은 왜 또 있는거니?
이럴꺼면 그냥 학교 서점으로 들어오지 말고 예전꺼 냅두고 교보문고 하나 더 들어오게 하지- 왜?

아...크리크리..

각색하면서 이렇게 일이 꼬이긴 또 처음...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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