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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테마 - 달거리, 대안달거리대(일명 대안생리대)
- eXprEsSioN
- 2011/06/21 18:32
- 대안생리대, 면생리대, 오늘의테마
음, 오늘은 일반적으로 꺼내기 힘든 주제에 대해 말해볼까한다.
사실 달거리대에 대한 말을 하는 게 왜 민망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잘 모르는 사람이나 남성들이 참여하는 대화에서는 꺼내기 않는 주제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들끼리 있을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가 바로 생리이다 (aka. 월경, 멘스, 달거리, whatever).
생리통, 생리주기, 생리대에 대하여 정보를 교환하다 보면
혼자서 끙끙 앓으며 고민하기 보다 그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통쾌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교실에서 (그렇다. 미니는 남녀공학에 다녔고 우리는 남녀합반이었다.), 혹은 대학 들어와서도 과방이나 과사에서
생리대를 꺼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주위를 휙휙 둘러보고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마냥 스윽- 생리대를 주머니에 밀어 넣어 화장실로 후다닥 달려가곤 한다.
그런데 난 그게 좀 불만이다.
학교에서 성교육도 받고, 남자들도 여자들이 일정 나이대에 생리를 한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는데
그것이 부끄럽다거나 비정상적인 것은 아닌데
왜 꼭 그렇게까지 숨겨야하는 것일까.
물론 ‘생리’라는 주제 말고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쉬쉬하는 것들이 있다.
뭐, 예를 들자면 화장실을 간다거나 남자들이 자위 행위에 대해서?
(이 사례들이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여자들이 생리대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 가방에서 주머니에 넣을 때조차도 비밀스럽게,
무슨 작전을 수행하듯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약간 짜증난다. 그냥 개인적으로.
하긴, 난 그나마 그 부분과 관련해서 조금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공동체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야 더 편하게 살고 있긴 하다.
한번은 생리통 때문에 너무 아파서 스터디를 빠져야 했는데, 그 때 “왜?”라고 묻는 남자 동기에게
“나 생리통이 너무 심하다야. 앉아있지도 못하겠어. 갈께.”라며 가방을 싸들고 집으로 갔으며,
밥 먹으러 간 후배에게 나간 김에 매점에서 생리대를 사와달라 부탁을 하거나
아예 생리통에 먹는 진통제를 부탁한 적도 있다. (이 때 ‘후배’들의 성별은 상관없었다.)
[후배에게 부탁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 심부름을 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은 당연히 있지만,
내가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지경이고, 주위에 딱히 부탁할 사람이 없기도 했다…..]
난 내가 생리 때문에 아프다거나 힘든 것, 혹은 그 기간이라는 점을 꼭 숨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 굳이 숨기려하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하달까?
물론 그것을 핑계삼아 해야할 일을 안한다거나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그래서 저저번주에도 거의 반죽음상태에서 스터디를 했지만…ㅠㅡㅠ
앞서 언급한, 집에 갔던 스터디의 경우 약을 먹고 휴게실에서 자고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각하게 아팠고,
그날 내가 발제를 맡았다거나 그렇지도 않았다.
뭐- 그렇다고 해도 그것 역시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책임회피일 수 있지만 적어도 스터디원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았다.]
오늘 뭔가 이야기거리가 많아지는데..
미니가 몇 년 전부터 관심있었던 주제이니만큼 할 수 있는 얘기거리는 다 풀어보고자 한다.
일단… 개인적인 경험들부터 시작해볼까?
원래 난 생리통이 그닥 심한 편이 아니었다.
불규칙하지도 않았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우리 가족은 독일에 살았었고 엄마 사촌동생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와서 잠시 우리 집에 머무르던 때였다.
그건 아직도 정확히 기억난다.
처음으로 엄마한테 달거리대를 받아 화장실에서 갈고,
버려야할 것을 그대로 화장실에 놓고 나온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난 우리 엄마한테 장장 한시간 동안 설교를 들어야 했다.
여자애가 왜 그리 칠칠치 못하냐며. 자기가 먼저 봤길래 망정이지, 친척이나 아빠가 들어갔으면 어쩔 뻔 했냐며. 부끄럽지도 않냐며 등등.
난 그 이후로 그것이 매우 부끄러운 일이고, 그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되는 비밀스러운 의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매달 찾아오는 손님과 같은 그 일이 반갑지가 않았다.
그렇게 2년 정도가 지났고 한국에서 외할머니가 ‘마법의 다이어트약’을 들고 오셨다.
한자가 많이 적힌, 중국에서 들어온 노란 알약이었는데 그걸 먹으면 살이 저절로 빠진댔다.
나랑 할머니는 그것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고 난 여름방학 동안에 몇 주간 영국에 연수를 다녀왔는데
(그 동안에는 약을 안 먹을 요량으로 들고가지 않았다.)
갔다 오니 약이 없는 것이다.
엄마에게 물으니 그게 한국에서 마약성분이 들어가서 몸에 해로운 약으로 판명났다며
내가 없을 동안 할머니가 쓰러지셨는데 아무래도 그 약 때문인 것 같다고
그래서 약을 버렸다고 했다.
슬펐다. 난 그래도 좋으니 빨리 다시 구하라고 떼를 썼고 엄마한테 무진장 혼이 났다.
[그거야 당연하지; 어린 애가 죽을 지도 모르는 약을 다이어트 때문에 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렸으니..]
그리고 잊었다. 그 약의 존재를.
그런데 어느 순간에 자각을 한 것이다. 그 약을 먹은 이후로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약을 끊은 이후로도 한 달에 한번 규칙적으로 찾아오던 손님은 오지 않았다.
거의 일년을 모르고 살았다.
그 이후에는 거의 ‘간헐적으로’ 무슨 이벤트인 마냥 생리를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그게 순전히 그 약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있느냐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난 그것 외의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내 가설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가만 생각해보면 참 무섭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몇 달 동안 먹었던 약 때문에 고등학교 때까지 내 몸이 영향을 받았다는 건.]
그리고나서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항상 규칙적인 적은 거의 없다.
6개월에 한번 찾아올 때도 있었고, 일년동안 꼬박꼬박 규칙적일 때도 있었다.
변한 것은, 미칠듯이 아팠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통증이었다.
보수적인 우리 엄마, ‘천상 여자’라는 소리를 듣는 우리 엄마는
내가 지나치게 불규칙적 생리주기 때문에 걱정을 하며 산부인과에 가야하는지를 고민할 때 “처녀가 무슨”이라며 내 고민을 일축했고
생리통 때문에 창백해진 얼굴로 약을 찾을 때마다 진통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고 참으라고,
평소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전기장판에 누워있으라는 한마디만 툭 내뱉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랬다. 난 말 잘 듣는 아이니까. 아파도 참았고,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눈치챌까봐 겁을 냈다.
그러다가 대학에서 할말 못할 말, 온갖 고민들과 아픔들, 그리고 기쁨들까지 공유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게 금기였던 ‘월례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서야 알았다. 남자형제가 없는, 그러니까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집에 남자가 없는 집에서는
안방에 딸린 화장실을 아버지가 혼자 쓰고 거실 쪽에 있는 화장실을 여자들이 쓰는 경우가 있으며
달거리대를 그 밖에 있는 화장실에 보관한다는 것을.
아빠한테 생리통 때문에 죽겠다며 징징거려도 되는 집이 있다는 것을.
난 대학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 집은 달거리대를 화장실에 둔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달거리대는 항상 엄마와 내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두는 것이고 집에서조차 주머니 속에 숨겨 화장실까지 들고 가야 하는 물품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자취를 하면서도 화장실에 그것을 둘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내 방에 남자가 들어올 일이 없었음은 물론, 나 혼자 사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부끄럽고 숨겨야했던 일이 그럴만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 내가 받았던 그 충격.
아.
그 이후로 나는 이것저것 조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생리통이 생기는 원인이나 대처방법 등을. (왜? 내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 부분 중 하나였으니까.)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대안생리대’였다.
독일에서는 탐폰까지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처음왔을 때는 일회용 달거리대 밖에 없었고
‘템포’라는 제품 역시 불과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시판되었다.
그 외 다른 형태의 달거리대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차마 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일단, 가장 많이 알려진 대안생리대의 세 종류: 해면, 키퍼, 면생리대.
(자세한 정보는 피자매연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나 역시 그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잠깐! 여기서부터는 대안달거리대에 대한 정보를 그닥 세세히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이 굳이 보지 않아도 될 내용이다.
몇몇 분들께서는 다소 민망해하며 얼굴을 붉히거나 거북해할 수도 있으니
본인에 대해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고 계속 읽으실 분들만 계속 읽으시길.]
각각의 대안달거리대를 (내가 아는 한에서) 정리해보자.
1. 해면
뭐…사실 몇몇 여성분들이 세안용으로 쓰는 물건이기도 하다.
[나 역시 세안용으로만 써봤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것으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라는 의문이 드는 물건.
간단히 설명하자면 스펀지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탐폰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즉, 질 내에 삽입을 하면, 생리혈을 흡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탐폰과 다른 점은?
일회용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천연이라는 점.
그래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좋은 점은 일단 6개월~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가격면에서도 매우 경제적이고 환경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난 탐폰을 사본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주위에 쓰는 친구들 보면 그것도 가격이 만만한 것은 아니던데…
그리고 모든 일회용품이 그렇듯이 한번 쓰고 버린 것들이 모이면 쓰레기의 총량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한다.
그걸 약간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 개인적인 소견인데:
공장에서 어떤 공정과정을 거치는지 알지도 못하는, 흰색의 인공물질을 몸에 넣고 다니면서
백만분의 일에 발생한다는 독성쇼크증후군의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해면에 도전하는 게 낫다.
(대부분의 탐폰의 재료인 펄프를 염소 표백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 다이옥신이다.
그리고 이건 비단 탐폰만의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회용 생리대의 경우에도 똑같다.
다이옥신. 굳이 부연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그걸 몸에 넣는다고? 재고해보자.)
내가 아는 사이트(레드컵이라는 사이트인데 키퍼를 공식으로 수입하는 곳이라고 함.)에서는 개당 6000원에 판매한다.
그리고 그리스 해안 지중해 심연에서 채취한 천연 해면임을 강조한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기로 고고 -> -> -> 천연해면 주문하기
이 외에 이마트에 입점한 ‘자연주의’라는 매장에서도 6500원 정도에 판다고 하니, 직접 눈으로 구경하고 싶으면 동네 이마트로 고고!
단,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질이 낮은 해면을 사게 되면 부스러기가 떨어진다거나 흡수력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 만약 구입 의사가 있다면 잘 알아보고 사도록!
2. 키퍼 (& 문컵)
해면은 달거리용품으로 써본 적이 없지만 요놈은 사용 경험이 있으므로…에헴. 개인적인 의견이 보다 많이 들어갈 듯.
자자..저 녀석의 외관에 너무 놀라지 마시고..
이 키퍼라는 건 해면보다도 생소한 물건일 듯 싶다.
간단하게 저노마의 작동(?)원리를 설명하자면, 월경혈을 받아내는 컵이다.
뭐?뭐? 어디서? 어떻게?
질 내에서. 컵이 물을 담듯이.
상상만으로도 질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별로 이상하다거나 그럴 건 없잖는가.
피를 흡수시키는 게 아니라 밖으로 흘러나오기 전에 고이 담겠다는 건데.
이 키퍼의 좋은 점 설명 들어가고자 한다:
일단! 탐폰이나 해면과 마찬가지로 삽입형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나 잘 때! 천국이 따로 없다.
그리고 여름에 더워 죽겠는데, 땀이 찰 일도 없다. 케케케.
또한, 천연고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독성물질이 없고 인체에 해롭지 않다.
게다가 수명이 10년에 달한다.
가격은 현재 레드컵에서 32,000원 (뭐야, 물가는 올랐는데 이 놈은 내렸네???) ---> 주문하기 고고
종류는 A타입과 B타입이 있는데, A타입은 자연분만을 해보신 여성분들을 위한 것으로 지름이 4.6cm, 몸통 길이가 5cm이고, B타입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분이나 제왕절개로 출산하신 여성분들 위한 것으로 지름이 4.4cm, 몸통 길이는 마찬가지로 5cm. (B타입이 A타입보다 더 부드럽다는 설명도 덧붙혀져있는데, 두 개를 놓고 비교해본적 없다;;)
미니가 키퍼를 사용했던 것은 꼬꼬마였던 24살 경, B타입을 구매했더랬다.
생리통 때문에 개고생을 하던 마당에 면생리대는 한두개로는 사봤자일 것 같고,
그렇다고 세트로 구매하자니 비용이 만만찮아 요놈을 야심차게 주문했다. (당시 가격 49,000원으로 기억함;)
요놈이 도착해서 꺼냈을 때 솔직히 경악스러웠다.
'이게...어떻게...들어가지? ㅡㅡ;; 이걸...어쩌지;;; 써보고 환불받을 수도 없고...'
그래서 아까 말한 피자매연대 사이트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샅샅히 연구하였다.
다양한 자세에 대한 상세한 묘사, 그 외 요래요래 묘사된 말들...
민망하다는 생각은 잠깐, 하나씩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
수세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처럼 쭈그리고도 앉아봤고,
변기에 다리 하나 얹어놓기도 해봤고,
한참 네일아트 다녀서 길렀던 손톱은 죄다 싹둑싹둑.
하고 다닐 때는 편안했다.
그리고 이게 용량이 은근 커서 (크기 때문에 경악하는 사람 적잖다;;) 자주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럼 뭐해. 템포도 무서워서 두번의 시도 끝에 결국 실패하고 버린 나인데.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걸....OTL
결국, 나는 일주일 정도 키퍼를 사용하다가 옷장 속 깊숙한 곳에 이 아이를 사장시켜버렸다....
그러나 삽입형 달거리대에 대한 부담이 없으신 분들은 써보길 강추하고 싶다.
[후일담: 몇 년 후, 난 이 아이를 친구에게 넘겼다. 그 친구는 내가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도 쿨하게 오케이를 했다]
아차찻!
잊을 뻔 했는데,
이..천연고무에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시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키퍼의 자매품 문컵!
키퍼랑 비슷하게 생긴 요놈...
이 것 또한 직접 이 두눈으로 본 적 없고 사이즈에 대한 설명도 못 봐서 외관이나 크기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키퍼랑 똑같은 원리이며,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되어 있고 삶을 수도 있다고 한다.
(차라리 키퍼말고 이 걸로 도전해볼 껄...이라고 후회를 하곤 한다.)
가격은 레드컵에서 38,000원. ---> 주문하기 고고
키퍼랑 문컵이랑 세트로도 판매한다. 가격은 65,000원. ---> 키퍼&문컵 세트 주문하기 고고
3. 면생리대
자, 대망의 라스트 후보는 면생리대!
뭐, 이 녀석에 대해서는 워낙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알만한 사람은 대부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단점을 언급하기 이전에...또다시 개인적 잡설타임!
미니는 처음으로 이 놈에 대해 설명을 들었던 것이 고등학교 1학년때.
당시 난 여자반이었다.
[아깐 합반이라며?! 라고 반박하실 분들(이 있을까?)을 위한 보충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우리 학교는 당시 다른 학교(남녀공학)와의 통합을 위해 여고였던 체제를 내 윗학년부터 바꾸어 공학이 되었다.
이를 모르는 많은 남중생들은 선지원학교였던 우리 학교에 지원하지 않았고, 결국 우리는 여:남의 비율이 약 3:1정도 되었다. 그래서 8개의 반 중에서 4개는 여자반, 4개는 합반이었다. 물론 이런 체제는 일년 후 두 학교가 통합이 되면서 100% 합반체제로 바뀌긴 했지만...]
당시 우리 학교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생물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께서 우리 반을 많이 아껴주셨다.
그리고 생물시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생식' 파트에서 선생님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일회용 생리대 따위, 쓰지말라고.
그게 얼마나 몸에 안 좋은데.
공장에서 표백해서 하얗게 만든 공산품, 가끔다가 벌레가 나오기도 하는 걸 어떻게 믿고 몸에서 가장(응?) 중요한 부위에 쓰냐고. 그리고 특히! 요즘 나오는 삽입형 탐폰은 절대!네버에버! 쓰지 말라고.
그래서 물었다. 선생님은 뭘 쓰시는지.
선생님께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만들어서 써요."라 답하셨다.
아...그 당시의 쇼크란!
아기들 기저귀천을 사서 몸에 맞게 재단을 해서 쓰신다고 하셨다.
"그럼 그걸...빨아서 쓰세요?"
"그럼요. 왜요? 더러워요?"
"..."
선생님과 우리 사이에는 약간 어색한 대화가 흘렀고
난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왜??
왜???
우리 엄마가 내게 가르치기로는 옛날에는 생리대가 너무 두껍고 불편했는데 요즘에는 이쁘게 날개도 달리고, 너무 얇아서 한 것 같지도 않고, 뒷처리하기에도 좋게 스티커까지 붙어 나온다며 얼마나 일회용 생리대를 예찬했는데! 그 전에는 천을 대서 살았다는데 그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일회용 생리대의 편안함에 대해 나에게 얼마나 설교했는데!
왜! 알만큼 알 사람이, 배울만큼 배웠다는 사람이! 우리 엄마처럼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엄연히 직장생활을 하며 밖에 나와 다니는 사람이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며 산단 말인가!
내 상식으로는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비단 생리대에 대한 것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생리를 할 때 아플 수 밖에 없는 이유. 생살이 깎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픈 것이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로 웅크리고 있으면 통증이 약간 완화된다는 것. 그리고 생리혈을 가만 들여다보면 몽글몽글 깎여나간 살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는 것 등등.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자가 더 잔인할 수 있는 건 매달 피구경을 하기 때문이야."라고 누군가가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리고 신기했다. 한편으로는 저 '더러운 걸' 왜 들여다보는지 이해가 안가기도 했지만, 특유의 호기심이 어느 정도 발동하기도 했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픈?
이전에 생리혈이라는 것이 똥오줌보다도 더 혐오스러운, 내 몸에서 나온 것같지 않은 에일리언의 점액질같은 이미지였다면, 고등학교 시절 그 생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그게 결국에는 '내 것'이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비밀스러운 의식'이자 '숨겨야하는 창피한 것', '더러운 것', '봐서도, 만져서도 안되는 것'이었던 그 손님은 이제 '낯선 것'에서 내 안에 항상 있던 것, 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전환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워낙에 어렸을 때부터 학습(이라고 쓰고 '세뇌'라 읽는다...)되었던 이미지이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와서는 딱히 여성주의 판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면생리대를 만드는 모임이 있다고도 들었고,
실제로 여성주의 쪽으로 관심이 있는 후배는 직접 만들 것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정말정말 궁금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면생리대를 파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가격은 그야말로 후덜덜...
학생 신분으로 벌 수 있는 수입따위로는 절대 구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몇년 간 포기를 하다가....일년에 두세번 사이트에 들어가 침만 꼴깍꼴깍 삼키던 와중...
시간은 흐르고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그래봤자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돈을 조금 더 벌게 되어
덥썩! 구입해버렸다. 그것도 단품이 아닌 세트로.....
몇년이 흐르고 나니 면생리대를 파는 사이트는 다양해 졌고, 그새 가격도 많이 내렸기에. (그러니까 살 수 있었지...)
할인을 해도 한꺼번에 대,중,소형을 세트로 사버리니 거금이 나가긴 했다.
그래도 그닥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일회용 생리대를 사도 돈이 결코 적게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들 보면 가장 싼 걸로 중형으로 두통정도 사면 충분하다는데
내 몸은 좀 지랄맞아서 중형, 대형, 그리고 오버나이트까지, 그것도 '순면느낌'을 살렸다는 그 브랜드가 아니면 안된다.
[옛날에, 어렸을 때 한국에 오자마자 돈이 없어 가장 값이 싸고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깨끗한' 모 브랜드를 썼더니 피부가 뒤집어졌드랬다...그 이후로 난, 생리대를 함부로 사지 못한다...]
생리대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은 아시는지?
내가 사용했던 브랜드를 사이즈 별로 사게 되면 한번에 깨지는 돈이....
그것도 (그당시에는 비교적 주기적으로 생리를 했기 때문에) 매달....일년에 열두번...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면생리대를 넉넉하게 세트로 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났다.
애니웨이, 면생리대의 장단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단점이라면 첫째, 빨아야 한다. 특히 자신의 생리혈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네버에버 할 수 없는 일...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집처럼 아버지나 남자형제와 화장실을 같이 쓰시는 분이라면 그 역시 민망해질수도.
두번째는 내가 개인적으로 잘 공감이 되지는 않는 부분인데,
밖에서 생리대를 갈게 되면 그걸 다시 집으로 들고 가야한다는 것.
지퍼백 하나 들고 가서 고이 접어 넣고 파우치에 다시 넣으면 되는데
친구들은 이 부분에서 많이들 경악했더랬다. 그래서 내 추천으로 면생리대를 쓰게된 후배놈까지도 자기는 집에 있을 때만 면생리대를 쓴다고...[근데 이놈은 생리기간에 주로 집에만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는...아아...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일단 가장 예상 외로 좋았던 것은 냄새!
생리를 하는 여성분이시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그...냄새가....정말...역하다.
특히 '남자들은 앞에 있는 여자가 생리중이라는 걸 냄새를 통해 안다'는 말이 어디서부터 퍼진 건지는 몰라도 우리 사이에서는 널리 통용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신경이 쓰이는데, 면생리대는 냄새가 안난다;
나중에 어디서 읽은 글에 따르면 일회용 생리대에 들어가는 화학물질과 피가 만나면 그 냄새를 유발하는 것이라 한다.
다음으로 좋은 점은 촉감?
그냥 면이니까 속옷과 다를 바 없고, 더울 때 쩍쩍 달라붙거나 진짜 무슨 기저귀차고 있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많은 지인들이 걱정스레 물어보듯이 피가 새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번 붙이면 위치 이동이 불가능한 일회용 생리대보다는 앞 뒤로 살짝살짝 밀어서 가장 안전한 위치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샐 걱정이 전혀 없다. (나란 여자 일회용 생리대 살 때 제대로 앉기도 겁나는 여자...잘 때는 중간에 계속 깨면서 빨래하러 내놓은 수건을 침대에 깔았던 여자...)
정말, 일회용 생리대를 버리고 면생리대를 사용한 이래로 새로운 자유를 경험했다.
그리고 생리기간이 비교적 긴 편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짓무름이 없어 피부에도 좋다...ㅋㅋ
마지막으로는...개인적으로 일회용 생리대를 쓰면서 가장 찝찝했던 부분이었던 '쓰레기'부분!
생리 기간이면 쓰레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드랬다.
일주일에 5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하나 채울까말까 했는데, 생리만 하면 두배는 족히 쓰게 된다.
그 쓰레기봉투를 내놓을 때면, '나 이래도 되나'싶었다.
제아무리 '순면느낌'을 내걸었다고 해도 어쨌든 일회용 생리대는 비닐.
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태우면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비닐.
그걸 매달 10리터, 15리터씩 배출하는 게 여간 찝찝한 것이 아니었는데
면생리대를 쓰면서 그 부분에서 마음이 편해졌다.
아, 물론, 손빨래를 하면서 '물소비량'이 걸린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생리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물이 소비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리고 그에 비하면 면생리대를 세탁할 때 소비하는 물은 새발에 피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그 점 역시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나름 물을 과하게 쓰지 않기 위해 신경은 쓰고 있다.]
아, 잠깐 나의 과학적 호기심이 어느 정도까지 갔는지에 대한 일화:
면생리대에 대한 정보를 한참 인터넷에서 캐내고 있던 무렵,
'나트라케어'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거기서 일반 일회용 생리대와 나트라케어에 각각 음료수를 붓고 생리대 단면을 자르는 동영상을 게시했는데, 그걸 보고 바로 따라해봤다. [동영상을 보고 싶다면 클릭!]
동영상을 보거나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알겠지만 일반 일회용 생리대는 액체를 비교적 빨리 흡수한다. 실제로 얼마나 빨리 흡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먹던 오렌지주스를 생리대에 쏟고 5초 후에 휴지로 꾹꾹 눌러봤다. 완전히 흡수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휴지가 흠뻑 젖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생리대를 잘랐다. 정말로 안에는 동글동글하게 젤리같은 알갱이들이 뭉쳐있었다. 나트라케어 사이트 동영상 설명에 따르면 그게 "고분자화학흡수체"라는 것으로, 한마디로 하자면 액체를 비닐에 잡아놓기 위한 화학물질이 합성된 것이다. 그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정말 그 물건은 쓸 것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면 생리대에도 오렌지주스를 부어봤다. (덕분에 하나 버렸다. 그렇다. 나란 여자 호기심을 위해 돈을 날리는 여자...) 결과를 놓고 보니 면 생리대가 일회용 생리대보다 액체를 더 잘 흡수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그렇게 실험을 해놓고는 급졸려서 책상위에 일회용 생리대와 면생리대를 그대로 놓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궁금해서 생리대를 꾹꾹 눌러보니 바짝 말라있는 면 생리대와는 달리 일회용 생리는 겉면이 축축했다. 스윽 손으로 스치면 그냥 살짝 젖었구나 싶은 느낌인데, 지난 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이렇게 축축한 것을 계속 피부에 대고 있으면...그걸 며칠동안...당연히 습진이나 다른 피부병이 유발되겠구나...라고.
아마, 일회용 생리대는 (지금도 옷장에 한 통 있긴 하지만) 급할 때만 쓰거나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제공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난 면생리대를 계속해서 애용할 듯 싶다.
하아...이걸 쓰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걸렸구나.
그렇게 정보가 많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개인적인 얘기까지 주저리주저리 꺼내다보니..
그래도 읽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주었길 바라면서...
(생각보다 저런 이야기를 듣도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주위에 많길래...개인적인 차원에서 전도를 하다 지쳤다.)
그럼, 뾰롱~♡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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