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테마 - 흡연.
- eXprEsSioN
- 2008/07/29 02:04
- 오늘의 테마
재밍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
"담배 좀 펴도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라고 대답하며 재떨이는 내 쪽으로 가까이 갖다준다.
난 감사함을 표시하며 담배 한 대 꼬나물고는 담배 연기를 복도쪽으로 뿜으면서 혹시라도 연기가 상대방에게 가면 손을 마구 휘두르며 불편해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니,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20년동안의 금연생활로 미루어 보아, 아무리 노력해도 퍼지는 게 담배연기라는 것을 알기에.
언제부터 이 "disgusting habit"이 생겼을까.
2004년 여름. 큰 외삼촌께서 너무나도 갑자기 돌아가셨다.
심적으로 너무나 무방비 상태였고, 가슴이 아파 밥도 못 넘겼다.
큰외삼촌은 나에게 그만큼 큰 존재였다.
한국 돌아와서 영화 좋아한다니까 하루에 비디오 3~5편씩 빌려다 주던 "아찌" (내가 유치원때부터 큰외삼촌을 부르는 호칭이다), 재수할 때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이랑 체게바라 평전을 건네주며 꼭 읽어보라던 아찌. 사람은 학벌과는 상관없이 알아야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고, 언제나 우리 집에 올때마다 책을 한아름 안겨줬고, 내가 재즈에 관심이 생겼다니까 구하기도 어려운 CD들을 마구마구 갖다줬던 아찌이다.
그런 아찌가 이제 더이상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래, 그래서 영안실에 친구들과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절친 중 한 명이 내게 쓱 오더니, 레종 한갑을 건네줬다.
"뭐야?" 라고 물었더니,
상을 치우다보니 딱 한대 남을 걸 누가 두고 가서 지가 들고왔다더라. 이따 한번 펴보자고.
제정신도 아니었던 나는 "그래, 까짓거"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밤이 되고, 생각치도 못했던 술취한 먼 친척분 때문에 우리 "애"들은 그냥 근처 모텔에 방을 잡아줬는데, 내 절친과 나는 몰래 밖으로 나왔다. 아까 그 담배를 피워보자고.
때마침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우리는 근처 옷가게 아래에 섰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혀 한모금 빨았다.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기침같은 게 나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겉담배만 폈으니까, 당연했을지도.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메스껍지도, 역겹지도 않았다.
그냥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만, 연기를 다시 내뿜을 때, 내 시야가 흐릿해시는 형상이 아름다웠을 뿐이다.
그 연기에 내 눈물이 안 보일 것만 같았다.
연기를 내뿜기 위해 계속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랬었다.
그리고는 담배 생각도 안했다.
몇달이 지나, 첫사랑에 실패하자 처음으로 생각난 것은 술, 그리고 술을 마시다보니 그때의 담배 연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샀다. 그리고 "풍경"에서 맥주와 함께 담배 한갑을 폈다.
그래, 그렇게 나의 흡연은 시작되었다.
아직도 피는가?
그렇다.
좋은가?
모르겠다. 그냥...습관이다.
나는 여성이다.
그래서 종로 한복판에서 담배에 불을 붙히면 할아버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가끔은 내게 말을 걸기도 하신다.
다행히, 내가 "담배 피지 않게 생겨서" 혼을 내시기 보다는 좋게좋게 타이르신다.
"좋은 피부 망가진다"라고.
어디가서 담배핀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난 피부도 좋고, 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고, 몸에서 퀘퀘한 담배냄새가 나지도 않는다(라고 지인들이 증언)
게다가 무엇보다 난, 담배를 안 피게 생겼단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거, 편견 아닌가?
"여성흡연자는 ~하게 생겼다" 라는 거, 누구 아이디어일까?
가만보자.
내 주위에 담배피는 사람, 거의 없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딱 한명 밖에 없고, 나머지 수십명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은 금연자이다.
내가 그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드냐고?
아니.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다.
정말 미안하지만, 그렇도로 이타적이진 않다.
그 대신, 난 언제나 분명히 한다.
담배연기가 싫으면 말하라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 난 담배를 피지 않는다.
그냥, 그게 옳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몇몇 후배들과 술을 먹을 때 난 아예 재떨이를 멀리 두기도 한다.
잠깐, 본질에서 좀 멀어졌군.
그래, 이해는 한다.
여성에게 흡연이 건강에 "더" 않좋으니 끊으라는 거.
하지만 문제는 이 문장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보다는 "여성"이라는 전제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논쟁거리가 된다.
이 문장 자체는 그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쨌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담배를 기피해야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래서 불쾌하다.
그냥 담배는 해로우니 피지 말라고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안되는 걸까?
"스스로도 안좋은 시선을 받는 걸 알면서도 굳이 피워야만 하는, 피울 수 밖에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라는 재밍님의 글은 이해가 가면서도, 내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피우고 싶은데 안 좋은 시선을 받는 처지가 안타깝다."
그냥, 여성이던 남성이던, 흡연이 싫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얘기를 하자.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한, 금연자의 의견을 존중하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흡연"이라는 행위는 미워하되, "흡연자"는 미워하지 말자.(여성이던, 남성이던)
"담배 좀 펴도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라고 대답하며 재떨이는 내 쪽으로 가까이 갖다준다.
난 감사함을 표시하며 담배 한 대 꼬나물고는 담배 연기를 복도쪽으로 뿜으면서 혹시라도 연기가 상대방에게 가면 손을 마구 휘두르며 불편해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니,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20년동안의 금연생활로 미루어 보아, 아무리 노력해도 퍼지는 게 담배연기라는 것을 알기에.
언제부터 이 "disgusting habit"이 생겼을까.
2004년 여름. 큰 외삼촌께서 너무나도 갑자기 돌아가셨다.
심적으로 너무나 무방비 상태였고, 가슴이 아파 밥도 못 넘겼다.
큰외삼촌은 나에게 그만큼 큰 존재였다.
한국 돌아와서 영화 좋아한다니까 하루에 비디오 3~5편씩 빌려다 주던 "아찌" (내가 유치원때부터 큰외삼촌을 부르는 호칭이다), 재수할 때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이랑 체게바라 평전을 건네주며 꼭 읽어보라던 아찌. 사람은 학벌과는 상관없이 알아야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고, 언제나 우리 집에 올때마다 책을 한아름 안겨줬고, 내가 재즈에 관심이 생겼다니까 구하기도 어려운 CD들을 마구마구 갖다줬던 아찌이다.
그런 아찌가 이제 더이상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래, 그래서 영안실에 친구들과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절친 중 한 명이 내게 쓱 오더니, 레종 한갑을 건네줬다.
"뭐야?" 라고 물었더니,
상을 치우다보니 딱 한대 남을 걸 누가 두고 가서 지가 들고왔다더라. 이따 한번 펴보자고.
제정신도 아니었던 나는 "그래, 까짓거"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밤이 되고, 생각치도 못했던 술취한 먼 친척분 때문에 우리 "애"들은 그냥 근처 모텔에 방을 잡아줬는데, 내 절친과 나는 몰래 밖으로 나왔다. 아까 그 담배를 피워보자고.
때마침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우리는 근처 옷가게 아래에 섰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혀 한모금 빨았다.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기침같은 게 나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겉담배만 폈으니까, 당연했을지도.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메스껍지도, 역겹지도 않았다.
그냥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만, 연기를 다시 내뿜을 때, 내 시야가 흐릿해시는 형상이 아름다웠을 뿐이다.
그 연기에 내 눈물이 안 보일 것만 같았다.
연기를 내뿜기 위해 계속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랬었다.
그리고는 담배 생각도 안했다.
몇달이 지나, 첫사랑에 실패하자 처음으로 생각난 것은 술, 그리고 술을 마시다보니 그때의 담배 연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샀다. 그리고 "풍경"에서 맥주와 함께 담배 한갑을 폈다.
그래, 그렇게 나의 흡연은 시작되었다.
아직도 피는가?
그렇다.
좋은가?
모르겠다. 그냥...습관이다.
나는 여성이다.
그래서 종로 한복판에서 담배에 불을 붙히면 할아버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가끔은 내게 말을 걸기도 하신다.
다행히, 내가 "담배 피지 않게 생겨서" 혼을 내시기 보다는 좋게좋게 타이르신다.
"좋은 피부 망가진다"라고.
어디가서 담배핀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난 피부도 좋고, 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고, 몸에서 퀘퀘한 담배냄새가 나지도 않는다(라고 지인들이 증언)
게다가 무엇보다 난, 담배를 안 피게 생겼단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거, 편견 아닌가?
"여성흡연자는 ~하게 생겼다" 라는 거, 누구 아이디어일까?
가만보자.
내 주위에 담배피는 사람, 거의 없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딱 한명 밖에 없고, 나머지 수십명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은 금연자이다.
내가 그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드냐고?
아니.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다.
정말 미안하지만, 그렇도로 이타적이진 않다.
그 대신, 난 언제나 분명히 한다.
담배연기가 싫으면 말하라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 난 담배를 피지 않는다.
그냥, 그게 옳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몇몇 후배들과 술을 먹을 때 난 아예 재떨이를 멀리 두기도 한다.
잠깐, 본질에서 좀 멀어졌군.
그래, 이해는 한다.
여성에게 흡연이 건강에 "더" 않좋으니 끊으라는 거.
하지만 문제는 이 문장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보다는 "여성"이라는 전제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논쟁거리가 된다.
이 문장 자체는 그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쨌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담배를 기피해야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래서 불쾌하다.
그냥 담배는 해로우니 피지 말라고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안되는 걸까?
"스스로도 안좋은 시선을 받는 걸 알면서도 굳이 피워야만 하는, 피울 수 밖에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라는 재밍님의 글은 이해가 가면서도, 내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피우고 싶은데 안 좋은 시선을 받는 처지가 안타깝다."
그냥, 여성이던 남성이던, 흡연이 싫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얘기를 하자.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한, 금연자의 의견을 존중하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흡연"이라는 행위는 미워하되, "흡연자"는 미워하지 말자.(여성이던, 남성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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